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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임진아

초심독자 2019. 8. 10. 18:07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책 내용으로 추정해보자면 세 군데의 회사에서 문구디자이너 등의 일을 했고, 지금은 망원동에 작업실이 있는 프리랜서.
누가 시키지 않은 글을 블로그에 쓰고 의뢰받은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사람.

도서관에서 책 제목이 그럴듯해서 빌려보았다.
주말에 커피 한잔과 함께 하기 좋은 책. 이 분은 약간 일본 사람 같기도 하다. 조금 넘치는듯한 배려, 꼼꼼함과 섬세함, 여러번에 걸쳐 나오는 일본여행 이야기. 일본스타일 감성을 가진 분 같다.

이렇게 자기자신을 직면하고, ‘나는 누구에요’라는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글을 썼을까.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작가가 회사생활에 대해 회상하는 부분마다 너무 공감이 됐다.
누군가를 험담하며 친해진 사이는 오래 가지 않는다.
즐겁지 않은 이야기를 즐겁게 하는 곳
의례적인 주말에는 뭐했어요? 인사(신입때 주로 겪는 이 질문은 사실 스트레스다 ㅋㅋ 난 특히 그때 주말마다 자격증 공부를 하느라 도서관에 다녔는데, 뭘 했다고 할수도 없고 참 곤란했다)

요즘 회사에서 많이 하는 생각은,
학교에서 과제를 제때 하고, 미리미리 공부를 하고, 학과 공부 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이며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살면 정말 성공하겠다...(?)
그렇게 할 수 있던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첫째로는 20대 초반의 넘치는 체력과 열정
둘째로는 내가 좋아하는걸 골라서 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할지 누가 말해주지 않고, 내 스스로 내 할 일을 정하고, 언제 어떻게 할지, 무엇을 할지 정했던 시절. 그 덕분에 막막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생기넘치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를 언제 잃어버린지도 모른채 갑자기 막막해져버렸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디로 가고싶은지, 뭘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서
하루 세끼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게 아닐까.

작가가 카페에서 잠시 아르바이트 하던 때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손님이 비엔나커피를 주문하고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에서 나오는 때를 기다려 비엔나커피의 크림을 올린다는 이야기.
손님이 가장 예쁜 비엔나크림을 맛보게 하고싶어서-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가장 좋은 것을 내고 싶어서- 그렇게 일하면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나지만, 커피를 배우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 페이지였다.


얼마전에 영어학원에서 ‘한달짜리 휴가가 생기면 무엇을 할지’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썼다.
제한시간이 있고 길지 않은 글을 쓰는 시간이었는데 그때 나의 생각은 이랬다.
태국에 가서 한달살기를 하거나, 아이슬란드(내 생각에 한국에서 가장 먼 여행지니까)에 가겠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남편이 한달살기하면 그 한달동안 무엇을 할거냐고 묻더란다. 글쎄.. 휴가동안 한달살기를 하면 뭘할까?
요가 배우러 가고, 커피마시고..
남편은 디지털노마드가 되어 코딩을 배울거라고 했다 ㅋㅋ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한달동안 커피나 요리를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그동안 해보지 않은 일. 새로운 일. 즉각적으로 일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